'나는 안돼'를 멈추자 자존감이 바뀐 3가지 변화

"나는 안 돼." 하루에 이 말을 몇 번이나 속으로 중얼거리는지 세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어느 날 세어봤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려 열두 번이었습니다. 자존감(self-esteem, 영어로는 'self-esteem'이라고 씁니다)이 낮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구체적인 언어 습관으로 새겨져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 글은 그 열두 번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제가 직접 경험한 변화를 솔직하게 기록한 것입니다.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금씩,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말은 자신 있게 드릴 수 있습니다.


6개월 전의 나는 이랬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뭔가 망치겠지.'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실패를 예약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부정 언어 습관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회의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내가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라는 생각이 0.3초 만에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친구가 새로운 도전을 권유하면 "나는 그런 거 못 해"가 반사적으로 나왔고, 정작 그 도전이 무엇인지도 듣기 전에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패턴을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의 붕괴라고 부릅니다. 자기효능감이란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인데, 이 믿음이 바닥을 치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도전하지 않으니 성공 경험도 없고, 성공 경험이 없으니 자기효능감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입니다. 저는 그 굴레 안에서 꽤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나는 안 돼"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반복된 언어가 만들어낸 믿음일 뿐입니다.

전환점은 의외로 작은 데서 왔습니다. 어느 날 혼자 카페에 앉아서 수첩에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내가 오늘 '나는 안 돼'라고 말한 상황들." 그걸 나열하다 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자기비판이 아니라, 이것은 습관화된 언어 회로였다는 것을. 그리고 습관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자존감 높이기, 말 하나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자존감 뜻을 다시 정리하면, 자존감이란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는가'입니다. 흔히 자존심과 혼동하는데,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자존심은 타인의 시선에 반응하는 것(비교, 자존심 상함)이고,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과 무관하게 내 안에서 유지되는 것입니다. 저는 자존심은 꽤 강한 편이었는데, 자존감은 형편없이 낮았습니다. 그 불균형이 많은 문제를 만들어냈습니다.

언러닝 작업의 시작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는 안 돼"를 말하려는 순간, 0.5초 멈추기. 그 짧은 정지 상태에서 "정말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두려운 건지" 구분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가 달라지겠냐 싶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0.5초가 꽤 많은 것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으로 설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 뇌는 반복되는 행동과 생각에 따라 새로운 연결 경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안 돼"라는 말을 수만 번 반복하면 그 회로가 고속도로처럼 굵어지고, 반대로 그 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반복하면 새 회로가 생깁니다. 언어 습관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긍정 주문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뇌 회로를 재배선하는 작업입니다.

언러닝 방법에 대해 더 체계적인 접근을 원하신다면, 제가 이전에 정리한 언러닝 방법, 4단계로 끝내는 믿음 바꾸기 전략도 함께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믿음을 바꾸는 데는 순서가 있더라고요.


구체적으로 달라진 3가지 변화

막연하게 "좋아졌다"는 말보다,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솔직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3개월쯤 지났을 때, 저는 실제로 눈에 띄는 변화 세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변화 1. 의견을 말하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이전에는 회의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어차피 내가 말하면 무시당하겠지"라는 생각에 입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안 돼"를 멈추는 연습을 시작한 지 6주쯤 됐을 때, 처음으로 팀 회의에서 먼저 손을 들었습니다.

결과가 극적으로 좋았냐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보통이었습니다. 팀장님이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내가 말했다는 사실이 중요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한 달 뒤에는 일주일에 평균 3번 이상 먼저 의견을 냈고, 그 중 하나는 실제로 프로젝트에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변화 2. 실패했을 때 복구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예전의 저는 작은 실수에도 며칠씩 자책했습니다. 이메일 하나를 잘못 보내도 "역시 나는 이런 식이야"라며 사건 하나를 내 전체 존재의 증거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라고 합니다. 하나의 실수를 모든 상황에 적용하는 사고 패턴입니다.

자기부정 언어를 멈추는 연습은 이 패턴도 함께 약화시켰습니다. 실수가 생겼을 때 "역시 나는 안 돼"가 아니라 "이번 이 상황에서는 잘못됐네"로 말을 바꾸니, 자책의 범위가 줄어들었습니다. 며칠이 아니라 몇 시간 안에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일의 효율이 제법 달라졌습니다.

변화 3. 관계에서 '먼저'가 생겼습니다

인정받고 싶어서 오히려 더 인정받지 못하는 패턴을 저는 오랫동안 반복했습니다. (이 주제는 제가 이전에 쓴 인정욕구가 강할수록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에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상대방의 반응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됩니다. 그 사람이 웃어줘야, 답장이 빨리 와야, 칭찬해줘야 비로소 안심이 되는 식이죠.

"나는 안 돼"를 줄이면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내가 먼저 연락하거나 먼저 제안하는 횟수가 늘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먼저 연락했다가 귀찮아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앞섰는데, 지금은 그냥 보고 싶으면 연락합니다. 거절당해도 "나라는 사람이 문제인 게 아니라 그냥 타이밍이 안 맞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작은 것 같지만, 관계의 질이 꽤 달라졌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것들도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변화를 이야기할 때 긍정적인 것만 말하면 독자분들께 솔직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진행 중인 것들도 있습니다.

첫째, 새로운 사람 앞에서의 자기 의심은 여전합니다. 익숙한 사람들, 익숙한 환경에서는 많이 달라졌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는 아직도 "나는 별로 흥미로운 사람이 아닐 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옵니다. 자존감 높이기라는 게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매번 새로운 상황에서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둘째, 비교가 유독 심한 날들이 있습니다. SNS를 조금만 오래 보다 보면 "저 사람은 저렇게 잘하는데 나는 뭐 하나" 싶은 날이 여전히 옵니다. 그런 날은 스마트폰을 덮고 수첩을 꺼냅니다. "내가 오늘 한 가지라도 해낸 것"을 적는 것이 지금 제가 쓰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셋째, 자기부정 언어가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속도는 아직 빠릅니다. 0.5초 멈추기가 가끔은 0.3초로 줄기도 하지만,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는 여전히 "나는 안 돼"가 먼저 나오고 나중에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알아차렸으면 된 것이라고, 저는 스스로에게 말하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바뀌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보다 한 번 덜 "나는 안 돼"를 말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앞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지금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오늘의 언어 감사일지

오늘 하루 동안 "나는 안 돼" 혹은 그와 비슷한 자기부정 언어를 몇 번 사용했는지 떠올려 보세요. 억지로 줄이려 하지 말고, 먼저 세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 수첩이나 메모 앱을 열고, 오늘 스스로에게 한 말 중 부정적인 것 하나를 적어보세요.
  • 그 말 옆에 괄호를 열고 이렇게 적어보세요: "(사실인가, 아니면 두려운 것인가?)"
  • 단 하루만 해보세요. 3일, 1주일을 약속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딱 하루만.

이 작은 기록이 쌓이면, 어느 날 자신의 언어 패턴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게 언러닝의 시작입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나는 안 돼"처럼 자신을 자동으로 가두는 말, 여러분은 어떤 표현을 가장 자주 쓰시나요? 저는 "나는 안 돼"였지만, 어떤 분은 "어차피 내가 해봤자", 또 다른 분은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일 수도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에도 이미 변화를 경험하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언어 하나,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린 순간을 나눠주시겠어요?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어도 됩니다. 그냥 "나도 이런 말 자주 하더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누군가의 솔직한 한 마디가, 이 글을 읽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안도감이 자기 의심 극복의 첫 번째 계단입니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결국 이런 작은 순간들의 합산입니다. 거창한 자기 혁명이 아니라, 오늘 한 번 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 그 하나가 쌓이고 쌓이면, 6개월 후에는 지금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

함께 비워가는 이 여정에서, 오늘도 반갑습니다.

📖

무료 E-book 받기

언러닝 첫 걸음 — 7일 실천 가이드
이메일로 바로 받아보세요.

무료로 받기 →

댓글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