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자기계발을 해도 왜 나는 제자리인 것 같을까요?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습관을 만들어도 —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저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언러닝을 시작한 지 3년이 된 시점에서, 솔직하게 결산을 해보려 합니다. 얻은 것, 잃은 것, 아직도 진행 중인 것. 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꺼내놓겠습니다.
3년 전의 나는 이랬습니다
2022년 초, 저는 자기계발 콘텐츠를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소비하고 있었습니다. 유튜브, 팟캐스트, 책 — 닥치는 대로 흡수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더 불안해졌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력이 약할까",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데 나는 왜 못 하지", "벌써 30대인데 이게 맞는 건가." 머릿속은 끊임없이 자기 비판으로 가득 찼습니다. 자기계발을 할수록 스스로가 더 부족하게 느껴지는 역설 —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 성장 강박의 전형적인 패턴이었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가장 강하게 박혀 있던 믿음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잘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이 믿음이 저를 움직이게도 했지만, 동시에 완전히 지치게도 만들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믿음 자체가 해체되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것이 믿음인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냥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달라지기 시작했는가?
전환점은 생각보다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2022년 여름, 저는 우연히 심리학자 Carol Dweck의 성장 마인드셋 연구를 다시 읽다가 한 가지에 걸렸습니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노력 자체를 '능력 없음의 증거'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 문장에서 멈췄습니다.
"나는 열심히 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고 있었나?" 그 질문이 작은 균열을 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가 2019년에 발표한 언러닝 관련 아티클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습니다. "조직이 실패하는 이유는 새것을 배우지 못해서가 아니라,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해서다." 개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무엇을 더 배울까"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비울까"를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습니다. 비운다는 게 도대체 어떤 행위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믿음 — "나는 완벽하게 마무리해야만 한다(B-001)" — 을 해체하는 데 약 3개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저는 처음으로 '아, 이게 변화구나'를 느꼈습니다.
완벽주의가 실제로 어떤 심리적 순환을 만드는지 처음 인식했을 때의 그 느낌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완벽주의 → 낙관 편향 → 리스크 무시 → 문제 발생 → 자기비판 → 다시 완벽주의. 이 루프가 제가 직접 만들어온 감옥이었다는 것을.
3년간 구체적으로 달라진 것들 — 행동, 사고, 관계
막연하게 "많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하는 건 솔직하지 않습니다. 수치와 사례로 이야기하겠습니다.
행동에서 달라진 것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자기계발 콘텐츠 소비량이었습니다. 하루 2시간 이상이던 것이 현재는 주 3회, 회당 30분 이내로 줄었습니다. 처음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러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소비를 줄이니 오히려 적용할 여백이 생겼습니다.
두 번째는 미완성 상태를 버티는 시간입니다. 3년 전에는 일을 '80% 완성'된 상태에서 멈추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100%가 되어야 했고, 그래서 시작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전체 업무의 약 40%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70% 수준에서 일단 내놓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이는 데 14개월이 걸렸습니다.
사고방식에서 달라진 것
심리학에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자신이 이미 믿는 것을 확인해주는 정보만 찾아다닌다는 뜻입니다. 저는 "나는 잘하는 것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잘한 순간보다 실수한 순간을 훨씬 더 또렷하게 기억했습니다.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었던 겁니다.
언러닝을 통해 이 편향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 이건 솔직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다만, 이제는 제가 부정적인 패턴으로 사고할 때 약 5~10초 안에 '아, 지금 확증 편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3년 전에는 그 지연 인식이 아예 없었습니다.
또 달라진 건 '쉬운 길'에 대한 시각입니다. B-002 — "쉬운 길을 찾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 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저는 비로소 효율과 나태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모든 편안함이 죄책감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관계에서 달라진 것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예상치 못한 변화였습니다. 저는 언러닝이 개인의 내면 작업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믿음이 바뀌니 관계 패턴도 달라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칭찬을 받을 때 느끼던 불안이 줄었습니다. 이전의 저는 누가 "잘했어요"라고 하면 속으로 '저 사람이 잘 몰라서 그러는 거다', '이번엔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른바 가면 증후군의 전형적인 반응입니다. 3년간의 언러닝을 통해 이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칭찬을 받아들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습니다.
📌 지금 바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습
최근 3년간 스스로에게 가장 자주 한 말을 하나 떠올려보세요. "나는 ___해야 한다" 혹은 "나는 ___한 사람이다"로 시작하는 문장이면 좋습니다. 그 문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언제부터 그렇게 믿어온 것인지를 잠깐 생각해보십시오. 이것이 언러닝의 첫 번째 단계 — 믿음을 믿음으로 인식하기 — 입니다.
아직 진행 중인 것 — 솔직하게
3년을 결산하면서 "이제 다 됐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입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야말로 제가 해체하려는 완벽주의의 가장 교묘한 변형입니다.
아직도 저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B-004 — "내가 시작하면 결국 문제를 만든다" — 는 가장 해체하기 어려운 믿음이었고, 지금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날은 새벽 3시에 깨서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를 반추하고 있습니다. 그 빈도가 주 3~4회에서 월 2~3회로 줄었을 뿐, 아직 있습니다.
또 하나 솔직히 고백하면 — 자기계발 중독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저는 언러닝 자체를 또 하나의 '완벽하게 해야 할 것'으로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믿음을 해체하는 것조차 강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역설을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저는 진짜 언러닝이 무엇인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성장 강박을 내려놓는 것이 언러닝의 핵심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저도 시행착오를 거쳐서야 실감했습니다.
신경과학에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뇌는 반복된 생각과 행동으로 새로운 신경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가운 사실은, 오래된 연결이 약해지는 데는 평균 66일(University College London, 2010년 연구 기준)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십 년간 굳어진 믿음은 66일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그게 정상입니다.
"언러닝은 목적지가 아닙니다. 방향입니다. 완전히 도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계속 걸어가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3년은 어떠셨나요? — 독자 여러분께 묻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계속 여러분을 생각했습니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던 시간,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니 사실은 조금씩 달라져 있었던 경험.
제가 경험상 느낀 것은, 가장 중요한 변화는 대개 본인이 가장 늦게 알아챈다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이 "너 많이 달라졌다"고 먼저 말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자신의 변화에 둔합니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합니다. 1년 전 일기, 3년 전 메모, 과거의 내가 보낸 문자 — 그것들이 변화의 증거가 됩니다.
여러분이 최근 1년, 혹은 3년 사이에 조용히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시겠어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전엔 이랬는데 요즘은 이래요" — 그 한 문장으로 충분합니다. 그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 3년 결산 셀프 체크리스트
아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보세요. 글로 써보시면 더 효과적입니다.
- 3년 전 나를 가장 오래 괴롭힌 믿음은 무엇이었나요?
- 그 믿음 중 지금은 약해진 것이 있나요? 어떻게 달라졌나요?
- 여전히 남아 있는 믿음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 3년 후의 나에게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3년이 지난 지금, 언러닝이 내게 남긴 가장 큰 것
얻은 것, 잃은 것, 아직 진행 중인 것을 솔직하게 써보니 — 결국 가장 크게 남은 것은 하나입니다. 불확실함을 견디는 근육입니다.
3년 전의 저는 모호함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빨리 결론이 나야 안심이 됐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모호함이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5분에서 30분으로, 30분에서 하루로. 그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심리학자 Susan David는 그의 저서 『Emotional Agility』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심리적 유연성은 어려운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전진하는 능력이다." 저는 언러닝이 바로 그 심리적 유연성을 키우는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을 하나씩 해체할수록, 새로운 믿음에 집착하는 강도도 함께 줄어들었습니다.
3년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방향이 있는 3년은 다릅니다.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은, 과거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을 지금의 내가 자연스럽게 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 순간이, 3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여러분도 지금 어딘가에서, 조용히 달라지고 있을 겁니다. 그 변화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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